포항 모텔서, 투숙객 3명 일산화탄소 중독사... 업주 집행유예

가스시설 정기검사 등 한번도 받지 않아
건물 내 일산화탄소 경보기 없어
건물 균열 통해 일산화탄소 스며들어

경북 포항 한 모텔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3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모텔 업주가 법원으로부터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형사3단독(김배현 판사)은 업무상과실치사와 도시가스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모텔 업주 A(73)씨에게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2022년 10월 9일 포항시 남구 한 모텔 온돌방에서 투숙하던 여행객 3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7년 11월 15일 포항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해당 객실의 벽체 누수와 1층 보일러실 내벽 균열, 외벽 균열 등 4079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어 포항시로부터 지진피해 지원금 1765만원을 받았음에도 균열보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는 또 모텔을 운영하면서 가스시설에 대한 정기검사 또는 수시검사를 한 번도 받지 않았고, 건물 어디에도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하지 않았다.

게다가 해당 객실의 누수 문제와 관련해 정확한 파악과 천장 부위의 균열을 보수하지 않고 임시 조치만 하는 등 2019년에는 난방보일러 댐퍼(보일러에 설치해 연기의 배출량, 공기의 양을 조절하는 장치) 부분에 청테이프를 붙여 보일러 내부에 공기가 적게 들어가게 함으로써 일산화탄소를 발생하게 했다.

감식 결과 모텔 건물의 벽체에 있는 균열을 통해 다량의 일산화탄소가 해당 객실 내부로 스며들어 피해자들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배현 판사는 "투숙객들의 생명과 안전을 수호해야 하는 책임이 있었음에도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로 인해 피해자 3명이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한 점, 피해 회복 노력 정도,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고려해 판결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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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