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금지 약정에도 퇴사 뒤 중국서 근무
法 "직업선택 자유 제한해도 공익있다"
"전직금지기간 과도하게 장기간 아냐"
"위반행위 1일당 500만원 지급하라"
십수년간 국내 유명 디스플레이 회사에서 근무하다 중국 회사로 전직한 직원에게 2년간 전직금지는 타당하다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박범석)는 지난 7월24일 삼성디스플레이가 A씨를 상대로 낸 전직금지 가처분을 일부 인용했다.
A씨는 지난 2008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에 입사한 뒤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 업무를 담당하다 지난해 1월 퇴사했다.
A씨는 퇴사 나흘 전 회사에 영업비밀 등의 보호서약서를 작성해 제출했는데 이 중에는 '전직금지약정'도 포함돼 있었다. 사측은 퇴사한 A씨에게 전직금지약정금 명목으로 8800여만원을 지급했다.
A씨는 같은 해 4월 중국의 한 회사에 근무하는 내용의 외국인취업허가를 받았고, 8월부터는 중국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이를 문제 삼으며 전직을 금지해달라는 이번 가처분을 제기했다.
가처분 재판부는 전직금지약정이 A씨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일부분 제한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유효하다고 볼 만한 공공의 이익이 있다며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채권자(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은 상당 기간 노력을 들여 개발한 것들로서 외부에서 취득하기가 어렵다"며 "경쟁업체에 유출됐을 경우 채권자에게 상당한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은 전직금지 대상이 되는 경쟁업체를 구체적으로 나열하면서 전직금지 기간을 2년으로 정하고 있다"며 "이 같은 전직금지대상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거나 전직금지기간이 과도하게 장기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채권자가 본안소송을 제기할 경우 판결 확정 전에 전직금지기간이 도과될 개연성이 높다"며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채무자(A씨)의 전직금지의무 위반으로 인해 채권자가 입는 손해는 사후적인 구제 수단만으로는 충분히 보장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가처분 명령의 실효성 보장을 위해 간접강제를 명할 필요성이 있다"며 "의무위반 행위로 인해 채권자가 입게 될 손해 정도 등을 고려해 위반일수 1일당 500만원으로 계산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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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