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변경 알선 대가로 77억원 수수 혐의
구속 만기 1개월여 앞두고 보석 청구
"불구속 재판" vs "증거인멸 가능성"
재판부, 조만간 조건부 보석 허가할 듯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의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재판이 장기화함에 따라 재판부가 구속 상태인 김 전 대표의 보석을 허가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표의 보석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보석이란 일정한 보증금의 납부를 조건으로 구속 집행을 정지함으로써 수감 중인 피고인을 석방하는 제도를 말한다. 김 전 대표는 구속된 지 약 5개월 만에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
형사소송법에서는 1심 단계에서 최대 6개월간 미결수 피고인을 구금할 수 있는데, 김 전 대표의 구속 기한은 한 달여 남짓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 측은 이날 "피고인의 구속기간 만기일 이후에도 공판이 진행돼야 한다"며 "이 사건 공소사실인 알선수재의 성립이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고 방어권 보장을 위해 불구속 재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간의 관심이 있는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나 변호인은 공소제기 전부터 증거인멸의 위험성에 관한 부정적인 여론은 의식했기 때문에 공범에 대한 일체 면담이나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재판부에서 보석을 허가해 준다고 해도 실질적 진실이 왜곡되지 않도록 자중할 것"이라며 "보석 조건에 충실히 임할 마음가짐이 있다"고 보석 허가를 요청했다.
반면 검찰은 김 전 대표의 구속 사유가 '증거인멸 염려'였다며 구속을 유지해야 한단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주요 사건 관련자가 불구속 상태이므로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구속 만기에 있어서 보석을 허가하더라도 보석 조건을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김 전 대표의 구속 기한 만기가 다가오지만 남은 공판이 있기 때문에 보석해야 할 것 같다"면서도 "보석 조건은 쌍방의 의견을 감안해서 곧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015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인허가를 청탁 또는 알선한 명목으로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로부터 77억원 및 5억원 상당의 함바식당 사업권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5월2일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과 친분이 두터운 김 전 대표가 특정한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백현동 아파트 개발사업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에서 진행된 사업이다.
이 사업 관련 부동산 개발업체 아시아디벨로퍼는 2014년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기 위해 성남시에 2단계 부지 용도를 요청했으나 거부됐는데, 이듬해 1월 김 전 대표를 영입한 뒤 사업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성남시는 4단계 용도 상향을 승인하고 높이 50m 규모의 옹벽 설치를 허가했고, 아시아디벨로퍼는 3000억원대 분양 수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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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