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 기다리다 실수로"…음주운전 변명에 법원은 벌금형

만취상태로 인근가게 들이받아 재판행
"고의 아냐" 주장했지만 자료 제출 않아

술에 취해 운전대를 잡아 인근 가게를 들이받았지만 실수였다고 변명한 외국인 여성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김봉준 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몽골 국적의 대학원생 여성 A(32)씨에게 지난달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17일 오전 4시40분께 서울 강남구 노상에서 술에 취한 채 약 5m를 운전해 인근 고깃집을 들이받았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 0.293%로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음주운전에 고의성이 없었다고 줄곧 강조했다.

대리기사를 기다리며 운전석에 앉아있던 중 동승자인 동생과 다투는 과정에서 가속페달을 밟았고 이로 인해 차량이 의도치 않게 움직였다는 게 A씨 주장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장과 달리 A씨와 동생 측이 대리운전을 호출한 자료나 통화내역을 전혀 제출하지 못했고, 차량 블랙박스에서 A씨의 동생이 A씨에게 "운전하지 말라. 죽여버리겠다"고 말한 정황을 종합하면 A씨가 고의로 차량을 운행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A씨가 당시 차량의 기어를 주행모드(D)로 변속하기 위해서는 잠금 해제 장치를 누른 채 움직여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해 실수로 기어를 변속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해 A씨와 검찰 모두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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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