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의 신' 전세사기 공범 분양업자, 2심도 징역 4~5년

"임차인에게 매매대금과 임대차보증금 액수 동일 고지해야"

'빌라의 신'이라고 불린 전세사기범 일당과 공모해 전세 보증금 50억여원을 편취한 분양대행업자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항소7부(부장판사 김병수)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분양대행업체 대표 A씨와 직원 B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5년, B씨는 징역 4년을 각각 선고받은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무자본 갭투자' 경우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할 자력이 없거나 부족할 위험이 통상적인 경우보다 높아 임대인으로서는 임차인에게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매매대금과 임대차보증금의 액수가 동일하다는 점을 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임대인이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수백채에 이르는 부동산을 매입한 경우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할 위험이 통상의 경우보다 크게 증가할 것임은 경험칙에 비춰 분명하다"면서 "임대인으로서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매수했거나 매수할 예정인 부동산이 다수라는 사정도 임차인에게 미리 고지해야 한다"며 이들의 사기 혐의를 1심과 같이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이 사건 범행이 서민층과 사회초년생인 피해자의 삶의 밑천을 대상으로 한 범행으로 피해자 삶의 기반을 뿌리째 흔드는 매우 중대한 범행인 점,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 여러 양형요소를 참작했다"며 "이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특별한 사정변경은 보이지 않아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A씨 등은 2020년 6월부터 2021년 2월까지 경기 구리시에 있는 신축 오피스텔 분양 대행을 맡으면서 '빌라의 신' 최모씨 일당에게 임차인을 연결해 주는 방식으로 24명으로부터 임대차 보증금 54억4000만원 상당을 편취했다.

이들은 임차인 소개 명목으로 최씨 일당에게서 1000만∼2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 등은 임차인들로부터 받은 임대차보증금으로 분양 대금을 지급해 현재는 보증금을 지급할 수 없는 '무자본 갭투자 사기' 범행을 벌여왔다.

이러하 수법으로 최씨 일당 3명은 각각 1200여채, 900여채, 300여채의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 등 일당은 최근 항소심에서 징역 5~8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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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