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보살 아니었다…평택 약사사 석조좌상, 드러난 정체

보존처리 과정에서 지장보살 아닌 보살상으로 확인
명칭변경 및 유형문화재 승격 추진

경기 평택시 안중읍 용성리 약사사(藥師寺)가 소장한 경기도 문화재자료 석조지장보살좌상(石造地藏菩薩坐像)은 지장보살이 아닌 보살 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평택시는 석조지장보살좌상 보존처리를 완료한 결과, 지장보살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고 13일 밝혔다.



보존처리된 석조지장보살좌상은 신체에 비해 머리가 크고 무릎이 높은 편이다. 양팔을 붙여 신체를 하나의 덩어리처럼 표현해 조선 후기 불상의 시대적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경기도 지역에서는 흔하지 않은 경주 불석(拂石)으로 제작한 것도 특징이다.

불상 외부를 두르는 흰색 가루인 호분(胡粉)이 변색된 것을 새롭게 다시 채색했다. 균열부와 파손부 보존처리와 함께 데이터 처리도 했다.

보존처리 과정에서 보살상의 가슴부위를 한지로 여러 겹 두른 것이 확인됐다. 한지를 제거하니 가슴 부위를 기준으로 상하가 분리됐다. 하나였던 불석이 깨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지로 덮인 부분은 보살상의 천의(天衣) 옷 주름이 기존의 섬세함을 살리지 못한 이유가 됐다.

보살상의 초록색 두건은 검은색 두건과 함께 두건 내부의 붉은색 안감, 검은색 머리카락 등 세 부분으로 구분된다는 것이 새롭게 밝혀졌다. 안면 눈썹을 비롯한 눈동자는 기존과는 다르게 날렵한 눈썹과 눈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존처리 과정에서 과학적 분석을 통해 복원한 모습은 기존의 모습과 다른 것은 물론, 지장보살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모습이 다른 이유는 보살상의 본존인 석조석가불좌상의 복장기록을 통해 추정했다. 1945년 본존불인 석가불을 조성하면서 지장보살을 개칠하였다고 전해져 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보살상을 지장보살로 인식해 개칠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시는 이번 보존처리를 통해 지장보살이 아님을 확인함과 동시에 본연의 보살상을 되찾게 됐다고 밝혔다. 17~18세기 경주 불석을 활용한 조각의 특수성을 새롭게 발견하였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시는 새롭게 발견된 근거들을 바탕으로 문화재자료인 보살상의 명칭 변경과 함께 유형문화재 승격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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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